
하나님의 성품 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두 가지는 '공의'와 '사랑'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두 성품이 서로 충돌하는 듯한 인상을 받곤 합니다. 하나님은 죄에 대해 엄히 심판하시는 공의로운 분이면서 동시에, 조건 없이 용서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본 글에서는 성경적 관점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실제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고, 이러한 특성이 신앙인의 삶에 어떤 의미와 실천으로 나타나야 하는지 탐구하고자 합니다.
공의와 사랑, 과연 양립 가능한가?
사람들은 흔히 '공의'와 '사랑'을 서로 대립하는 가치로 인식합니다. 공의는 엄격한 정의의 기준을 세우고 잘못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는 태도를 의미하며, 사랑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용서하며 포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서로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죄를 미워하시고 반드시 벌하시는 하나님과 죄인을 무한한 사랑으로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동시에 이해하기란 마치 논리적 모순처럼 느껴집니다. 이러한 오해는 인간의 제한된 관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인간은 공의와 사랑을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적용하지만, 하나님은 완전하시기에 두 성품을 언제나 동시에, 그리고 완벽하게 나타내십니다. 공의와 사랑은 하나님의 본질적인 속성이며, 서로를 억제하거나 대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의 없는 사랑은 방종으로, 사랑 없는 공의는 냉혹한 법으로 변질될 수 있기에, 이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할 때 진정한 하나님의 뜻이 드러납니다. 본 글에서는 성경 속에서 공의와 사랑이 어떻게 동시에 나타났는지, 그리고 이러한 조화가 인간의 구원과 신앙생활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탐구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신학적 개념의 이해를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이 두 성품을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해야 할지 함께 고찰해보겠습니다.
성경에서 드러난 공의와 사랑의 조화
성경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가장 깊은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는 장면들을 여러 곳에서 보여줍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입니다. 인간은 죄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공의의 관점에서 보면, 죄에 대한 심판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하나님께서 그 공의를 외면하셨다면 더 이상 공정한 분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공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사랑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방법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습니다. 예수님은 아무런 죄가 없으셨지만, 인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형벌을 받으셨습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의 공의가 충족되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이 완전히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죄를 벌하시되, 그 벌을 직접 짊어짐으로써 사랑을 완성하셨습니다. 성경은 구약에서도 공의와 사랑을 동시에 강조합니다. 예레미야 9장 24절에서 하나님은 "나는 사랑과 정의와 공의를 땅에 행하는 자니 나는 이 일을 기뻐하노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공의와 사랑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행위로 함께 나타납니다. 미가서 6장 8절에서도 "정의를 행하며 인애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삶에서 공의(정의)와 사랑(인애)을 동시에 실천하는 것이 곧 신앙의 본질임을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공의와 사랑 사이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범죄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언제까지 용서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는 공의와 사랑 간의 갈등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합니다. 하나님은 죄는 미워하시되, 죄인은 사랑하십니다. 이 둘을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붙들고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결국, 공의는 사랑을 위한 토대가 되며, 사랑은 공의를 통해 더욱 깊어집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악함을 무시하지 않으시며, 그 악함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으시되, 그 죄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구원하기를 원하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성품은 우리가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려줍니다. 잘못을 단호하게 지적하면서도 회복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공의와 사랑 사이에서 살아가는 신자의 자세
공의와 사랑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요구하는 핵심 가치입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불의를 눈감아주거나, 공의의 이름으로 타인을 냉혹하게 판단하고 배제하곤 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보여주는 하나님은 이 두 성품을 완벽하게 조화롭게 실현하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하나님을 본받아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 균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가정, 교회, 직장, 사회 등 우리가 속한 모든 공동체에서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누군가의 잘못을 어떻게 다룰지, 약자를 어떻게 돌볼지, 공동체의 질서를 어떻게 유지할지 등은 모두 공의와 사랑의 균형을 요구하는 순간들입니다. 이때 우리는 하나님의 관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정죄하지 않고, 회복과 용서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죄를 엄중하게 다루며,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은 죄인에게 은혜를 베풉니다. 이 두 가지가 만나는 십자가는 단순한 신학적 사건이 아니라, 신자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대할 때 하나님의 공의로 올바름을 말하고,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 사람을 붙들어줄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구현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은 결코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 그분의 본질적 속성으로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신자는 이 조화 속에서 살아가도록 부름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고 세상 가운데 그분의 성품을 드러내는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삶에서도 이 두 가치를 균형 있게 실천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